캐시워크애즈가 엔비티 최대주주 박수근 대표를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가 캐시워크애즈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캐시워크애즈가 잔여 매매대금을 지급하면 박 대표가 보유한 엔비티 보통주 381만9,756주(발행주식 총수의 22.5%)에 설정된 질권을 말소하고 주식을 이전해야 한다고 2026년 9월 10일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2025년 3월 18일 체결된 경영권 인수 계약이 거래종결 단계에서 좌초되며 불거졌다.
당시 캐시워크애즈는 넛지헬스케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광고기술 회사로, 계약 체결 당시에는 모멘토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인수 대상은 애디슨 오퍼월을 운영하는 상장사 엔비티의 경영권 지분이었다. 계약가는 주당 3,600원, 총 137억5,112만1,600원 규모로, 계약 당일 엔비티 종가 3,045원 대비 약 18.2%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
계약 구조와 종결 불이행
계약 구조는 계약금 50억원을 체결 당일 지급하고, 잔금 87억5,112만1,600원을 2025년 6월 25일까지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잔금 지급 예정일까지 거래가 종결되지 않았고, 캐시워크애즈는 이틀 뒤인 2025년 6월 27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같은 해 8월 8일 인용 결정을 받았다.
거래종결 실패의 책임 소재를 두고 양측 주장은 엇갈렸다. 매수인 측은 박 대표가 질권 말소와 질권자 정보 제공 등 종결 협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매도인 측은 공시자료 제출 지연을 문제 삼았다. 법원은 박 대표가 종결에 필요한 협조를 하지 않은 채 종결기한 도과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공시 협조의무 위반은 계약의 부수적 의무 위반에 불과해 계약 전체를 해제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도 봤다.
질권부 주식 거래, 동시종결로 정리
이번 거래는 대상 주식에 질권이 설정돼 있어 종결 절차가 복잡했다. 법원이 제시한 구조는 잔금 중 질권 피담보채무에 해당하는 약 48억원을 질권자에게 직접 지급하고, 나머지 약 39억5,000만원을 박 대표에게 지급하는 동시종결 방식이다. 대금 지급과 채무 상환, 질권 말소, 주식 이전이 한 절차 안에서 함께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한 셈이다. 캐시워크애즈는 애초 취득자금 중 25억원을 자기자금에서 차입금으로 변경해 조달 계획을 조정하기도 했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DLG)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M&A는 계약서 서명이 아니라 대금 지급, 담보 해소, 주식 이전, 경영권 인수인계까지 완료돼야 비로소 종결된다고 짚었다. 담보가 설정된 주식 거래에서는 대금 지급·채무 상환·질권 말소·주식 이전을 한 번에 처리하는 종결 절차 설계가 특히 중요하다는 점도 이번 사건이 보여준다.
주가 폭락 속에서도 지분 이전을 택한 이유
계약 체결 이후 엔비티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2026년 9월 16일 종가는 1,681원으로, 계약 당일 종가 3,045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 기준으로 대상 지분의 단순 시가는 약 64억2,100만원에 그쳐, 애초 계약금액 137억5,112만1,6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캐시워크애즈는 손해배상이 아닌 주식 이전을 청구했는데, 이는 단순 시세차익이 아니라 경영권 확보 자체에 전략적 가치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비티의 실적은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5억4,700만원, 영업이익 4억8,200만원을 기록했고, 2026년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1,079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이 전망된다. 애디슨 오퍼월은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네이버페이, 토스, 배달의민족, 카카오T 등 외부 플랫폼에 보상형 광고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캐시워크애즈의 모회사인 넛지헬스케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약 1,182억원을 기록한 캐시워크 운영사다.
22.5%로는 부족한 경영권, 남은 절차
다만 22.5% 지분 취득만으로는 자동으로 경영권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이사진 교체 등 실질적 경영권 이전을 위해서는 별도의 주주총회와 이사회 절차가 필요하다. 상법상 주주총회 보통결의는 출석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특별결의는 출석 의결권 3분의 2와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을 요건으로 한다. 캐시워크애즈가 확보하게 될 22.5% 지분은 단독으로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수준이다.
1심 판결 이후에도 항소, 잔금 지급, 질권 말소, 전자등록 이전, 최대주주 변경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다. 실무 차원에서는 종결기한을 명확히 구분하고, 선행조건과 협조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종결 과정의 증거를 남기고, 해제 사유와 계약금의 성격을 계약서에 분명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이 거래종결 단계의 협조의무 위반을 계약 해제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은 이번 판결은, 향후 경영권 인수 계약에서 종결 조항 설계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